권도경. (2022). 전북 지역 <산악전설>의 유형 분류 및 특징과 지역적 정체성. 전북학연구, 5, 181-205.
Series/Report no.
전북학연구; 제5집
Abstract
본 연구는 전북 ‘산악전설’의 존재양상 및 특징 분석을 통해 지역적 특수성을 살펴봄으로써 타 지역과 차별화 된 전북 미래유산 개발을 위한 문학적 기반을 구축해 보고자 하였다. 전북 「산악전설」은 크게 신령형(神靈型)과 풍수형(風水型)의 두 하위유형으로 양분된다. 전북 지역에 위치해 있는 산악 자체가 비일상적인 움직임·힘·능력 지니고 있는 전자의 신령형은 다시 사람 같은 의인화를 통해 전북 산악의 신령성을 형상화 하는 인격(人格) 패턴과 본래 전북 산악이 지니고 있었던 신령성이 전북 산악과 직결된 제삼의 신격에 의해 전이되어 객체화 되어 있는 비인격(非人格) 패턴으로 분류된다. 인격형이든 비인격형이든 전북 「산악전설」의 신령형은 천지창조의 권능이 전북 산악에 내재해 있다는 애니미즘적 사고를 전재로 하여 성립되며, 전북 산악의 신성 권능은 천지창조의 여신인 마고할미로 연계될 뿐 아니라 고려를 대체한 조선의 건국과 같은 국가질서 재배치의 역사적 차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전북 지역 산악의 애니미즘적 신령을 인문과학적 이치에 의해 일상적으로 풀이해보자 한 후자의 풍수형은 중앙 행정 관리를 축출하여 지역을 수호하던 전북 산악의 풍수가 중앙 행정 관리에 의해 최종적으로 단혈(斷穴) 되어 더 이상 신령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풍수파혈(風水破穴) 패턴만이 존재한다. 전북 「산악전설」의 풍수형은 비록 전북 산악 풍수가 최종적으로 파혈됨으로써 중앙집권적인 체제 속에 전북 지역이 편입되고는 있으나, 전북 산악의 풍수가 전북 지역민을 수호한다는 애니미즘적 의식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전북 「산악전설」에서 확인되는 전북의 지역적 정체성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영남 지역에 대한 상대적 우월이다. 이성계와 지리산신의 대결이 전북과 영남의 대결로 치환되는 전북 「산악전설」의 비인격형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이성계와 지리산신을 매개로 한 전북과 영남의 대결 결과 국가적 헤게모니는 물론 우주적 헤게모니가 영남에서 전북으로 이양되어 전북 소속이 되었다는 양상으로 형상화 되어 있다. 전북 지역이 국가적 질서의 중심이자 더 나아가 우주적 질서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자기 중심적 주체성이다. 전북 「산악전설」의 유형별 분포도에서 신령형이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에서 전북 지역의 주산들에 대한 신격화를 매개로 자기 지역을 주체적인 수호하고자 하는 전북 지역의 자기 중심적 주체성이 확인되는데, 원래 영남 지역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결과 원래 영남에 속해 있었던 국가·천지 재배치의 신성 권능을 획득한 왕을 배출한 국가적·우주적 중심 지역이라는 자부심과도 연계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중앙정부에 대한 저항성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인 행정지배체제에 편입되는 대신 지역 주산의 애니미즘적 신성성을 인문과학적으로 일상화한 풍수지리를 매개로 지역 자치적인 주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식이 전북 「산악전설」의 풍수형에서 확인된다. 하지만 전남 산악의 풍수신령이 애초에 훼손되지 않거나 일단 훼손되었더라도 회복되어 중앙 행정 관리를 축출함으로써 자기 지역민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 승리하는 전남 「산악전설」의 풍수형에 비해 풍수단혈 결과 최종적으로 전북 지역이 중앙 행정부에 패배하고 있는 전북 「산악전설」의 풍수형에서는 중앙정부에 대한 저항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목차
1. 머리말
2. 전북 의 유형 분류 및 특징
3. 전북 에 나타난 전북의 지역적 정체성
4.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