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근대의 기점’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개항을 전후로 한 시기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특히 그 시기 교통을 중심으로 특징을 간추리면, 이전의 수운(水運)과 함께 근대적 항구의 개항과 항만 건설 및 도로와 철도 부설 같은 운송수단의 변화가 그 중심을 이룬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 지역의 철도교통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이 놓여있다.
개항에서 해방에 이르는 시기, 군산을 비롯한 전북지역 역시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한다. 즉 1899년 개항 이후 일제강점기에 경험했던 ‘수탈과 개발’이라는 역사는 전북지역의 사회경제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개항 당시 군산항은 금강하구의 입지 조건과 그 배후에 국내 유수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가 광활하게 전개되고 있었던 점이 평가되었다. 또한 서해안 중부권역에 이에 버금갈 양항 (good port, 良港)이 없었고, 중국 대륙과의 교역에서 전초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1899년 5월 1일 개항된다.
특히 교통과 관련하여 무시할 수 없는 것은 1899년 개항 이후 군산항의 역할 증대와 함께 1912년 호남선과 때를 같이하여 군산선이 개통되는 점도 주목된다. 즉 군산에서 개정, 지경, 임피, 오산, 익산에 이르는 군산선은 호남선 지선으로 1912년 개통된 짧은 단선이었다. 그러나 쌀을 중심으로 한 화물과 여객 수송은 물론 영향권의 확장과 인구 증가, 외지 자본과 물자의 시장 잠식, 전래의 강경과 조선인 객주들의 쇠퇴 등 많은 측면에서 지역의 사회경제구조를 크게 변용시켰다.
군산의 철도는 이후 군산역에서 군산항역(지금의 세관 뒤)은 물론 현재 남아있는 페이퍼코리아선이나 옥구선에 이어 산업단지 인입철도 등으로 확장되어진다(2008년 장항선의 연장에 따라 신군산역으로 이전하고 구 군산역은 일시적으로 군산화물선역으로 바뀐 후 철거됨).
군산선 개통 110년을 보내며 이제는 그 이름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지역철도의 환경 변화에 따른 연계 발전에 대해 기대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즉 지역 내 폐선부지를 비롯한 신설 철도 등 환경과 여건의 변화에 따른 장기발전·관리방안을 모색하며, 국가 기반시설 간 연계 가능한 신규 국가사업 발굴 및 논리 개발을 위해 참신한 지혜가 모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