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전라북도의 구체적인 보건의료 상황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거의 유일한 문헌이 1932년 12월에 출간된 『전북의 위생』이다. 이 책은 전라북도 위생과가 편찬하였는데, 1930년 3월에 전라북도 경무과가 부정기 간행물로 펴낸 같은 제목의 책 내용을 답습하지 않고 그 이후의 상황을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하였다. 제작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권두에 수록된 6개의 컬러 도표는 세련된 글씨체와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뒤이어 등장하는 20장의 귀중한 사진은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제목에 걸맞게 ‘전북의 위생’과 관련된 사항을 망라한 것이 본서의 특장이다. 먼저 전라북도의 연혁을 간략히 서술하고 지리, 기후, 교통 등 위생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요소를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인구와 출생·사망, 의료기관과 의료인, 약품 영업, 상하수도를 비롯한 위생 인프라, 감염병(급성전염병, 만성전염병, 지방병) 등 보건의료 및 공중위생과 직접 관계되는 사항을 상세한 통계자료를 구사하여 기록하였다. 이어서 다룬 마약류 중독자 치료소 설치와 모범 위생부락 선정은 도내의 심각한 마약 중독과 열악한 위생 상태를 반성하며 의욕적으로 펼친 선도 사업으로, 당대 전라북도 위생 행정의 특색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에는 가축에 관한 위생 항목을 부가함으로써 내용의 충실을 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