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百濟 견훤정권의 禪僧 정책 : 견훤의 선승 포섭과 그 의도

Abstract

견훤은 후삼국의 세력 난립 속에서 서남해를 기반으로 세력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라도 전 지역과 충청도 일부 지역을 아우르는 국가를 성립시켰다. 그가 수립한 후백제 정권은 여러 후삼국 초기 세력 가운데 그 세력이 강력했으며 가장 먼저 세력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서남해 지역에서 크게 융성하고 있었던 선종 산문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견훤의 선종 세력 확보는 구체적으로 선승에 대한 포섭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후백제 국가성립에 주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후백제의 선종과 관련된 연구는 후삼국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루어져 왔다. 그렇지만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연구가 단편적으로 이루어진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선종 관련 연구가 주로 선승비에 의지해야 했기 때문에 선승 개인의 일대기에 치중한 연구와 해당 지방 세력 혹은 국왕과의 관계에 주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견훤과 관련된 선승 연구 역시 선승이나 산문에 대한 고찰이 주된 논의였으며 견훤에 대한 고찰은 부차적으로 이루어졌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연구 경향을 극복하고 견훤의 입장에서 선승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가 선승들을 포섭한 의도와 나아가 후백제의 선승 정책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파악해보고자 한다. 견훤이 자립하는 기반이 되었던 서남해 일대는 일찍부터 선종 산문이 자리 잡은 지역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신라 왕실의 지원을 통해 성장하였기 때문에 신라의 영향력도 여전히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선종 산문은 후백제뿐만 아니라 후삼국에서 중요한 세력 중 하나였다. 견훤이 선승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당시 후백제의 상황과 맞물려 있었다. 특히 선승과 관계를 맺은 주체인 견훤의 의도는 후백제의 선승 정책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견훤을 중심으로 선승과의 관계를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견훤의 선승 정책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규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