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현. (2022). 고고학으로 본 신라의 전북지방 진출과정. 전북학연구, 5, 27-71.
Series/Report no.
전북학연구; 제5집
Abstract
신라는 삼국 통일 이전에도 호남지방으로 진출하였지만, 이에 대한 학계의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이글에서는 지금까지 조사된 고고학자료를 통해 우선 신라가 전북지방으로 진출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신라 조기(A.D. 3세기 중엽~4세기 전엽)에는 전북지방이 영남의 신라권과 맞닿아 있지 않았지만, 임실과 전주지역의 마한계 취락에는 신라조기양식토기가 일부 유입되고 있었다.
서기 475년 고구려의 한성 함락으로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할 무렵 신라도 전북 지방으로 진출하기 시작하여, 신라권의 김천과 접한 무주지역에서부터 신라고분이 조영되기 시작하였다. 신라가 한강 하류로 진출하고 낙동강을 넘어 가야세력을 통합한 6세기 중엽 가야권이었던 호남 동부지역도 신라의 영토가 되어 진안과 남원 지역에서 신라고분이 축조되었다.
삼국 통일 이전에 전북 동부지역에서부터 축조되기 시작한 신라고분의 분포권은 이와 같이 점진적으로 서진하였으나, 7세기 후반 신라에 의해 삼국이 통일되자 전북지방에서 신라고분은 여기저기서 동시적으로 축조되기 시작하였다.
호남지방에서는 신라계 유적에 대한 관심의 부족으로 그 발굴조사가 미미하지만, 균형잡힌 지역사 정립을 위해서는 신라계 유적의 발굴조사와 그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어져 한다.